해외 규제 이슈
환자 안전 위한 국가보건서비스 관리자 규제 강화 방안
에딘버러 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인류학과 박사과정
신예진
영국 보건부 장관 웨스 스트리팅(Wes Streeting)이 국가보건서비스 NHS(National Health Service) 경영진과 관리자들에 대한 새로운 규제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내부 고발자(whistleblower)를 억압하거나 부정행위로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경영진을 NHS에서 영구 퇴출시키는 강력한 조치를 포함하며,조직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다.
1. 배경 : NHS 내 내부 고발자 문제
내부 고발자는 국가보건서비스 이용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때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국민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NHS 경영진이 내부 고발자들의 시스템 문제 제기를 무시하거나 이들을 침묵시키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이는 환자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했고, NHS에 은폐 문화가 만연하다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2000년대 이후 발생한 주요 의료 사고는 NHS 전반의 내부 고발자 보호 체계 미비를 명백히 보여주었다.
사례 1 모어캄베이(Morecambe Bay) 산부인과 (2004~2013)
: Morecambe Bay NHS 신탁에서 산모와 신생아들이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해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는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병원 직원들이 경영진에 문제를 제기했으나, 이는 무시되었고 직원들은 오히려 괴롭힘을 당했다. 2015년 독립 조사를 통해 발표된 보고서에서 병원의 심각한 관리 실패가 공식적으로 인정되었다. |
사례 2 미드스테포드셔(Mid Staffordshire) 신탁 (2005~2009)
: 수백 명의 환자가 부적절한 치료로 인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일부 간호사와 의사들이 환자 안전 문제를 제기했으나, 경영진은 이를 무시하거나 은폐하려 했다. 2013년 발표된 프랜시스 보고서(Francis Report)는 NHS 내 은폐 문화와 경영진의 책임 부족을 지적하며, 내부 고발자를 보호할 수 있는 체계 마련을 권고했다. |
사례 3 슈루즈베리(Shrewsbury) & 텔퍼드(Telford) 산부인과 (2000~2019)
의료 과실과 운영 실패로 인해 산모와 신생아 201명이 부적절한 치료로 사망하거나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2022년 발표된 독립 조사 결과, 경영진들은 병원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 사건을 은폐하려 했으며, 내부 고발자들을 침묵시켜 내부 고발자 보호 체계의 부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
사례 4 글로스터셔(Gloucestershire) 신탁 (2018~2022)
: 경영진에 심각한 인력 부족과 부적절한 의료 관행이 보고되었으나 이는 무시되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7명의 산모가 임신 중이거나 출산 직후 사망했으며, 이는 영국 평균 모성 사망률의 약 두 배에 달하는 수치였다. 해당 의료기관은 이 기간 발생한 사망 사례들과 신탁의 의료 서비스 간의 직접적 연관성을 부인했다. 이 사건은 내부 고발자가 경영진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을 드러냈고, 동시에 병원의 인력 부족과 비효율적 관리 문제를 수면 위로 떠오르게 했다. 이로 인해 정부 차원의 조사와 개혁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확산되었다. |
이러한 의료 실패 사건들은 NHS가 내부 고발자들의 환자 안전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경고와 노력을 무시하고 오히려 이들을 처벌한 결과였다. 이로 인해 많은 의료 종사자들이 문제 제기를 기피하게 되었고, 결국 더욱 심각한 의료 사고로 이어졌다. 보건부 국무장관 카린 스미스(Karin Smyth)는 "투명성 문화 조성"을 강조하며 "실패한 경영진이 다른 NHS 조직에서 계속 고용되는 회전문 현상을 종식시켜야 한다"며 공청회에서 다룰 주요 제안사항을 공개했다.
2. 규제 방안
- 법적 공개 의무(Duty of Candour) : NHS 경영진에게 환자 안전 관련 우려사항을 투명하게 보고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는 법적 의무를 부여한다.
- 단일 규제 프레임워크 도입: 현재 수만 명의 NHS 임상 및 비임상 관리자들에게는 통합된 규제 체계가 없다. 따라서 의사와 간호사에게 적용되는 것과 유사한 규제 시스템을 도입하여 경영진의 책임성을 강화한다.
- 퇴출 메커니즘: 중대한 부정행위를 저지르거나 내부 고발자를 억압한 경영진을 NHS에서 영구적으로 퇴출시킬 수 있는 법적 장치를 마련한다. |
3. 향후 계획 및 기대 효과
2024년 11월 26일부터 시작되는 공청회에서 정부는 제안된 규제 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이는 환자 안전을 NHS의 핵심 가치로 삼고 더 나은 의료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정부 계획의 일환이다.
NHS 잉글랜드의 최고 경영자 Amanda Pritchard는 "NHS 경영진이 다른 NHS 전문직과 동일한 수준의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모든 경영진이 우리가 기대하는 높은 기준을 충족하려면 필요한 지원과 개발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라며 정부 지속적인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4. 결론
NHS 내 은폐 문화와 내부 고발자 침묵 문제는 오랫동안 영국 국가보건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어 왔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개혁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번 규제 방안은 내부 고발자를 보호하고 환자 안전을 강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청회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가 실질적인 개혁을 이룬다면, NHS는 더욱 투명하고 신뢰받는 의료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참고자료
https://assets.publishing.service.gov.uk/media/5a7f3d7240f0b62305b85efb/47487_MBI_Accessible_v0.1.pdf
https://www.bbc.com/news/health-60434299
https://www.bbc.com/news/uk-england-shropshire-60925959
https://www.gov.uk/government/news/new-protections-for-whistleblowers-under-nhs-manager-proposals
https://www.theguardian.com/society/2024/nov/24/plan-to-regulate-nhs-bosses-could-see-those-who-silence-whistleblowers-barred-for-life
https://www.theguardian.com/politics/article/2024/jun/27/managers-who-silence-whistleblowers-will-never-work-in-nhs-again-vows-streeting
https://www.theguardian.com/society/2024/dec/02/whistleblowing-reform-must-include-gps
https://www.theguardian.com/society/2023/sep/26/nhs-whistleblower-tells-tribunal-he-faced-brutal-retaliatory-victimisation
https://www.bbc.com/news/uk-68094350
본 글은 저자 개인의 의견이며, 한국행정연구원의 공식 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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