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초록
제도의 형성은 내적·외적 환경의 영향을 받는 역사적 과정이기 때문에 거시적 측면에서 제도적 환경에 대한 이해 없이는 평가제도에 대한 명확한 분석이 쉽지 않고 따라서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대안이나 방향을 제시하기 어렵다. 과거의 연구가 주로 단편적이고 미시적인 관점에서 평가지표나 방법 등에 초점이 한정되었다. 본 연구는 역사적 제도주의의 이론적 기초 하에 평가제도 연구에 새로운 시각을 가미하여 우리나라의 평가체계를 거시적 관점에서 조망해보고 단계별 발전을 분석하여 평가체계에 대한 체계적인 안목을 갖게 하며 비교역사적인 관점에서 외국제도와 비교분석함으로써 우리나라의 평가체계에 대한 이해도와 타당성을 높이는데 기여하고자 하였다. 특히 일본은 한국과 유사한 행정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평가제도의 도입배경이나 시기가 비슷하기 때문에 한국의 통합국정평가제도가 새롭게 실시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제도탄생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타 제도의 장점을 도출하여 적용 가능한 것은 적용함으로써 제도의 발전을 위한 개선방향을 제시하는데 기여하고자 하였다.
정책평가제도의 생성 및 변화의 계기를 국제환경과 국내환경의 변화로 구분하여 보고, 또한 정책결정을 제약하는 제도적 맥락으로 정치적 맥락, 관료제적 맥락, 그리고 시민단체 및 미디어의 맥락으로 구분하여 분석해 보았다. 과거의 제도적 환경과 정책행위자에 의해 현재의 제도가 형성되고, 또 미래의 제도적 결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역사적 제도주의 입장에서 한국과 일본의 평가제도와 외재적 제약과 내재적 요인의 상호작용에 의한 정책변화의 대응노력을 통시적으로 살펴봄으로써 향후의 변화나 생성에 대한 요구를 사전 인식하고 대응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심사분석과 심사평가제도가 국내외의 어려운 위기를 만나고 동시에 자연스러운 여야 정권 교체에 의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섬으로 획기적인 기관평가가 도입되었고 곧 이어 1차 평가기본법이 제정되어 국회에서 커다란 논란 없이 통과, 시행되었는데 얼마 안되어 2차 기본법의 제정으로 기관평가제도를 강화하였다. 2차 기본법 제정의 경우에도 공청회와 의견수렴을 하였으나 많은 논란이 제기되었는데 이는 일본의 정책평가에서 운영의 묘를 배울 필요가 있다. 일본의 경우 평가에 대한 회의와 피로감이 있었으나 성급한 법률의 개정이나 제정보다는 좀 더 민주적이고 자율적으로 제도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가면서 정부업무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관료지배론이 1980년대 이후 차츰 위축되고 있지만 전후 급속한 경제개발을 거쳐 제도화된 관료제 전통으로 정책과정에 대한 관료의 영향력이 아직 크고 또한 일본에서는 관료에 대한 정치적 통제나 견제장치가 다른 나라에 비해 발달되어 있지 않다. 한국에서는 대통령이 관료, 정치가와의 관계에서 인사권을 포함 매우 강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권한이 대통령에게 집중된데 반해, 일본에서는 수상이 관료, 정치가와의 관계에서 정당내의 강력한 파벌이나 족의 영향을 받을 뿐 아니라 인사권이 각 부처의 관료에 분산되어 있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는 형태로 되어 있다. 한국에서는 정권이 교체된 초기에 이러한 권한이 사실상 행사되고 있는데 반하여, 일본은 정권교체와는 상관없이 수상의 권한이 약한 채로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자민당 정권붕괴(1993)이후 집권한 하시모토 총리는 수상의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하시모토행정개혁'을 실시, 정치적, 관료적 맥락과 매스미디어로 이루어진 제도적 환경이 하시모토 총리의 개혁실시에 유리하게 작용하여 개혁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국제적 위기와 국민적 요구에 의해 개혁이 이루어지게 되어 이로 인한 정치적 상황이나 제도적 맥락이 개혁에 대한 관료의 저항을 최소화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행정개혁의 하나로 시작된 정책평가제도는 하시모토 총리이후 다시 강화되고 있는 정당내의 파벌세력과 관료와 족의원들 사이의 관계로 제도의 수정에 대한 요구와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경우 일본의 수상보다는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굳건하고 관료들의 저항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통합국정평가체제로의 강화를 위한 제도의 변화가 수월했다고 보인다.
끝으로 본 연구는 정책변화의 근저를 이루고 있는 제도적 역동성의 중요성을 간과한 기존의 연구와는 차별화되어 각 국가 내에서 작용하고 있는 시너지적이고 때로는 대립적인 역학의 포괄적인 모습에 초점을 맞춰 이론과 실제 정책변화 사이의 격차를 연결하는 시도를 하였다.
목차
Ⅰ. 서 론
1. 연구의 의의 및 목적
2. 선행연구 및 본연구의 차별성
Ⅱ. 이론적 배경 및 연구분석 틀
1. 이론적 배경
1) 역사적 제도주의의 이론적 기초
2) 제도변화의 메커니즘
2. 연구분석 틀 및 비교기준
1) 정책평가제도의 국내외 유발요인
2) 행정부의 수반(Government Executive)과 정책결정을 규정하는 제도적 맥락(Institutional Context)
Ⅲ. 한국과 일본의 정책평가제도 변화 비교분석
1. 정책평가제도변화의 계기: 국내외 유발요인
1) 국제환경의 변화
2) 국내환경의 변화
2. 정책결정을 제약하는 제도적 맥락
1) 정치적 맥락
2) 관료제적 맥락
3) 시민단체 및 미디어
3. 평가제도의 변천 과정: 정책평가제도의 도입경위 및 제도화 과정 분석
1) 한국의 정책평가제도
2) 일본의 정책평가제도
3) 한국과 일본의 평가제도 변천 과정 비교 분석
4. 현 평가제도의 비교 분석
1) 한국의 기관평가
2) 일본의 평가제도
IV. 결론: 우리나라 정책평가제도의 발전방향
1. 연구결과 요약
2. 이론 및 정책적 시사점
1) 한국 정책평가제도의 시사점
2) 일본 정책평가제도의 시사점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