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행정연구원

국문초록

1. 연구배경 및 필요성
□ 외국인 증가와 함께 외국인 관련 범죄가 대폭 상승함에 따라 내국인의 외국인에 대한 불안감과 혐오감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적극적 대응책 마련이 필요함
○ 외국인 범죄 증가율은 외국인 증가비율보다 큰 폭으로 상승해 왔음
- 2001년 566,835명에서 2011년 1,395,077명으로 146% 증가율을 보임
- 반면 외국인 범죄의 증가율은 2001년 4,328명에서 2011년 27,144명으로 동기간 동안 527% 증가
○ 외국인에 의한 강력범죄는 내국인으로 하여금 두려움과 불안감을 초래하며, 쓰레기 투기, 노상방뇨와 같은 기초법질서 위반은 지역사회에서 함께 생활하는 내국인의 외국인에 대한 불만과 편견을 가중시킴
○ 이와 같은 외국인 범죄가 한국사회 전체의 범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2011년 기준)에 불과함
○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범죄의 증가 추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위기로 진전되는 속도는 느리지만, 일단 진전되면 해결하는 데 많은 노력과 비용이 수반되는 “·지발성-만성 위기”이기 때문
- 빈번하게 발생하는 경미한 사건의 누적이나 몇 차례의 심각한 사건 발생으로 인해 내국인의 외국인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이 누적되면, 대규모 정치적 소요 사태와 같은 사회통합의 위기로 발전 가능
□ 외국인 범죄에 대한 대책은 외국인 범죄의 단속과 범죄율 감소와 같은 단기 방책에서 벗어나, 외국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인식 해소와 함께 지역사회 안전 제고에 관·경뿐만 아니라 내·외국인 주민이 참여하는 거버넌스적 접근 방식과 사회통합 향상을 목표로 삼아야 함. 그 이유는,
○ 이미 발생한 사건에 대한 사후적 대처에 집중할 경우, 내국인의 외국인에 대한 혐오, 외국인의 내국인에 대한 불신이 증가하는 것을 예방하는 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
○ 치안문제가 발생할 경우 일차적으로 그것을 접하는 곳은 지역사회로써, 외국인과 내국인이 함께 생활하는 외국인밀집지역의 안전 제고는 이들간 사회통합이 바탕이 될 때 더 효과적이기 때문
○ 성숙한 시민의식,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포용, 거주민의 지역사회에 대한 소속감과 신뢰도 등 사회통합 정도가 높을 때 이는 범죄 예방을 위한 통제기제로서 역할함
□ 본 연구의 목적은 대표적인 외국인 밀집지역인 서울시 구로구 가리봉동과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의 사회안전 현황과 이 지역의 다문화 사회안전 거버넌스 현황 분석을 바탕으로, 타 외국인 밀집지역에서도 적용 가능한 사회안전 제고 및 거버넌스 활성화 방안을 도출하는 것임
2. 이론적 배경
□ 외국인의 유입은 경제적, 문화적, 사회적 차원에서 도전과 기회를 제공함
○ 경제적으로는 내국인이 기피하거나 전문역량이 부족한 분야를 외국인이 보완함으로써 인구 감소 및 고령화와 같은 사회위험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음
○ Huntington은 외국인의 유입으로 인해 유입국의 문화적 안정을 위협하는 ‘문명의 충돌’ 발생을 주장한 반면, Etzioni는 이민자를 ‘저들’others)이라고 규정하는 것이 오히려 한 사회의 분열을 조장하는 것이라고 주장
○ 이민자 및 그 후손이 주류사회의 최하층 또는 문화적으로 고립된 에쓰닉 집단으로 적응함으로써 테러 등의 범죄와 연계될 수 있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실업률, 차별 등 사회통합의 문제가 오히려 범죄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있음
○ 본 연구에서는 외국인의 증가에 따른 사회적, 문화적 측면에서의 위험에 중점을 두고, 그 중에서도 외국인 밀집지역의 안전 현황 분석 및 안전 제고 방안을 모색 하고자 함
□ 외국인 밀집지역의 안전 현황 분석을 위해 우선 기존의 연구에서 가장 많이 활용 되는 외국인 범죄 통계를 사용, 밀집지역 가운데 위험도가 높은 지역을 사례로 선정함
□ 객관적 통계 지표 이외에, 지역 사회의 무질서 정도에 대한 주민의 주관적 느낌을 나타내는 체감안전도를 외국인 밀집지역의 안전 현황 분석을 위한 지표로 활용
○ 낮은 체감안전도는 사회 전체의 불안 분위기를 조성하는 핵심적 요소로 주민의 삶의 질과 사회적 신뢰를 저하시킴으로써 지역사회의 생존가능성과 지속가능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침
□ 사회안전 관리의 “거버넌스”적 접근의 필요성
○ “­위험”또는 “­안전”은 객관적 실체라기보다는 사회적 구성물이기 때문에 동일한 현상도 행위자에 따라 인식이 달라질 수 있음
- 따라서 계서제에 의한 명령과 통제 보다 거버넌스에 의해 위험의 정의 및 허용 정도에 대한 합의 과정이 필요
○ 현대사회의 복잡성과 불확실성에 의해 위험에 대한 예측 가능성, 통제 가능성이 낮고, 따라서 위험의 사회적 파장이 광범위함
- 이러한 위험을 국가, 시장, 시민의 참여와 역할 분담을 통한 협력체계에 의해 관리할 때 보다 효과적
○ 정책적으로는 지역사회 구성원이 참여하는 안전 공동체 만들기와 같은 거버넌스에 의한 위험관리가 시도되고 있음
○ 범죄예방 분야에 있어서도 전통적인 경찰활동에서 탈피, 지역사회 경찰활동을 통해 지역 사회의 무질서와 주민의 범죄에 대한 두려움을 감소시키고 나아가 주민의 자발적 협조를 이끌어내는 거버넌스적 접근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음
□ 다문화 사회안전 거버넌스의 구성요소
○ 사회안전 거버넌스의 구성요소에 대한 기존 연구 및 외국인 밀집지역의 특수성을 고려, 협력관계, 참여, 지역주민의 사회통합 정도를 다문화 사회안전 거버넌스의 구성요소로 선정함
3. 사례지역 분석
□ 사례 선정
○ 외국인 밀집지역 선정
- 90일 이상 장기거주자인 등록 외국인 수 및 해당 지역 총 인구수 대비 등록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을 기준으로 서울시에서는 영등포구, 금천구, 구로구, 경기도는 안산시, 시흥시, 화성시가 외국인 밀집지역인 것으로 나타남
○ 외국인 범죄밀집지역 선정
- 외국인 범죄 검거인수, 총 범죄 검거인원수 대비 외국인 범죄 검거인원수, 그리고 2010-2012년간 외국인 범죄자 수를 복합적으로 고려, 서울시에서는 구로구, 경기도에서는 안산시 단원구를 사례지역으로 선정
○ “동”수준의 지역 선정
- 내·외국인간 생활세계에서의 접촉이 이루어지는 수준, 다문화 사회 안전 거버넌스의 운영을 위한 핵심요소로 지역 주민의 참여에 대한 분석이 가능한 곳은
“·동”수준
- 본 연구에서는 각 지역의 사회, 문화적, 행정적 여건 및 특성에 따라 최종적으로서울시 구로구에서는 가리봉동을, 안산시 단원구에서는 원곡동을 사례지역으로 선정
□ 분석 방법
○ 지역사회 안전 현황 분석, 사회통합 현황 분석을 위하여 가리봉동 내국인 76명, 중국 동포 78명, 원곡동 내국인 76명, 외국인 74명 등 총 30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실시
- 가리봉동은 중국동포를 대상으로 한국어 설문지를 사용
- 원곡동은 단원구 국적별 통계를 기준으로 상위 5개 국가 (중국동포, 중국인,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인도네시아) 출신의 외국인을 대상으로, 각 언어로 번역된 설문지를 사용
- 응답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 내국인의 경우 지역 내 1년 이상 거주자, 외국인의 경우 지역 내 6개월 이상 거주자로 제한하였으며, 한국어가 가능한 동일 국가 출신 설문 요원이 일대일 조사를 실시
○ 다문화 사회안전 거버넌스의 운영 현황 분석을 위해서는 관계자 면담, 정보공개 청구, 신문 및 내부 문서 등을 활용
□ 분석 결과 1: 사례지역 안전 현황
○ 체감안전도
- 가리봉동 중국동포를 제외하고, 양쪽 지역 모두 다수의 내국인과 외국인은 본인의 거주 지역이 혼자 밤길을 걷기에 다소 위험하다고 인식하였음
- 한국 국민을 대상으로 ‘혼자 밤길을 걸을 때의 체감 안전도’(2012년 기준)에 대한 타 연구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67%가 ‘안전하다’고 응답하고, 31%는 ‘안전하지 않다’고 응답
○ 거주지역 불안요인
- 가리봉동과 원곡동 모두 조사 대상자의 직간접적 범죄 피해에 의한 것보다는 동네에서 발생하는 음주와 싸움 때문인 것으로 나타남
- 외국인밀집지역에 대해 언론은 외국인 조직 폭력배, 성폭력, 살인과 같은 사건과 연계하여 보도하는 경우가 많으나, 지역 주민에게는 외국인이 많이 모이는 시간에 발생하는 음주와 폭력이 불안요인임
- 한국과 음주 문화의 차이가 있고, 말투, 행동의 문화적 차이에 기인하는 사소한 오해가 음주상태에서는 폭력사태로 변질되는 사례가 중국동포 범죄의 다수를 차지한다는 수차례의 면담 결과와도 일치함
○ 외국인의 기초법질서 위반 이유
- “다른사람도 지키지 않아서”를 일순위로 들고, 그 외 단속 및 처벌의 미비, 모국에서는 불법이 아닌 것이 주된 이유인 것으로 나타남
- 문화 및 제도의 차이에 대한 꾸준한 계도 및 위반 행위 시 일관된 처벌을 통한 준법 의식 제고가 필요함을 시사
○ 거주지역 애로 사항
- 현 거주 지역 생활의 애로 사항에 대한 외국인 응답자는 두 사례지역 모두 경제 환경 (생활비용, 소득, 근로시간) 및 주거환경 (상하수도, 전기, 통신, 주택, 교통, 녹지 등)에 따른 어려움을 크게 호소
- 반면, 범죄를 포함한 도시 안전에 따른 어려움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남
- 외국인 밀집 지역 내 안전 제고를 위한 정책적 노력은 지속되어야 하나, 이 지역을 지나치게 “ª위험”¹과 “¹불안”ª의 프레이밍으로 묘사하는 언론의 과장된 보도는 지양될 필요 있음을 시사
□ 분석 결과 2: 다문화 사회안전 거버넌스 현황
○ 거시 다문화 사회안전 거버넌스 현황
- 경찰청, 법무부, 안전행정부, 고용노동부가 주요 행위자이나, 행위자간 협력관계는 활성화되어 있지 않음
- 법질서 위반 교육과 계도 프로그램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한 유기적 체계가 없어, 프로그램의 중복과 비일관성이 우려됨
- 각 부처간 외국인에 대한 정보 공유가 원활하지 않아 외국인 범죄 수사의 효율성, 외국인 범죄 예방 교육의 효과성을 저해
○ 미시 다문화 사회안전 거버넌스 현황
- 협력관계 분석: 협력관계의 강도에 따라 정보 공유 및 의견 교환, 비정기 모임 및 활동, 정기 모임 및 활동, 공식 계약으로 나누어 분석
·두 사례지역 모두 협력관계를 아우르기 위한 관리 시스템 부재
·두 사례지역 모두 공식성이 강할수록 관주도의 협력관계가 많은데, 대부분 형식적 운영, 공통의제 발굴 미흡과 같은 문제가 있음
·공식적 협력관계의 형식적 운영은 행위자의 참여를 저해할 우려가 있음
·정보 공유 및 의견 교환을 위한 비공식적, 비정기적 협력관계는 상시적으로 형성되고 있으며, 사례지역의 다문화 사회 안전을 위한 공식적 체계의 사각 지대를 보완하는 역할을 해 왔음
- 참여 현황 분석
·두 사례지역 모두 외국인 또는 중국동포 커뮤니티 리더가 내국인 민간단체 또는 관, 경과 협력관계를 맺는 중추역할을 함
·리더 외의 주민에 의한 직접적 참여는 활성화되어 있지 않음
·미래의 참여 의향에 대해서는 두 지역 모두 내국인보다 중국동포 및 외국인의 참여 의향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남
- 사회통합 현황 분석
·소속감: 두 사례지역 모두 내국인은 이웃친밀도와 주민의식이 외국인에 비해 높고, 외국인은 동네 애착과 행사 참석정도가 내국인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남
·신뢰: 가리봉동의 경우 내국인과 중국동포 모두 동일 국적 주민에 대해 더 높은 신뢰를 보이고, 원곡동의 경우 외국인보다 내국인을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남
·거리감: 관계의 친밀도가 가장 높은 항목과 친밀도가 가장 낮은 항목 간 격차를 분석한 결과, 두 사례지역 모두 내국인이 외국인보다 더 커서, 내국인 주민이 외국인 주민보다 상대방에 대한 거리감을 더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남. 또한 가리봉동의 경우 장기 거주 가능 비자 소지자가 단기 거주 가능 비자 소지자에 비해 한국인에 대해 느끼는 거리감이 큰 것으로 나타남
·포용도: 두 사례지역 모두 내국인은 중국동포 및 외국인 유입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나,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갈등, 세금 부담의 문제를 크게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남
4. 결론 및 정책대안
□ 다문화 사회안전 제고 방안
○ 거시적 협력관계 활성화
- 사회안전 거버넌스의 가장 필수적인 인프라는 각종 안전관련 데이터베이스로써, 다문화 사회안전 거버넌스에서는 입국 외국인에 대한 정보가 이에 해당함. 따라서 안전행정부, 법무부, 고용노동부, 경찰청간 입국 외국인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정보 공유가 필요함
- 관련 부처가 실시하고 있는 외국인 대상 범죄예방교육 및 교재 발행을 각 부처가 공식적으로 협력하여 통합적으로 실시하되, 입국 이전 단계 또는 입국 이후 초기단계에 실시
-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 개정을 통해 사회통합기금 관련 조항을 설치, 범죄예방교육 등 다문화사회 안전 관련 부처의 공동 사업에 사회통합기금을 활용함으로써 부처간 실질적 협력 확보
○ 외국인밀집지역의 주민들은 지역 사회 안전 제고를 위해 CCTV 및 가로등 증설 등 지역사회 환경 개선 사업이 가장 필요하다고 인식
- 따라서, 현재 중앙 부처의 지원이 중단된 외국인 밀집지역에서의 CCTV와 가로등 증설 사업의 타당성에 대해 재검토할 필요가 있음
- 나아가, 지역 사회 내··외국인 주민 편의시설 및 여가시설의 확대로 외국인의 기초법질서 위반 행위 감소를 유도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방식의 환경개선 사업이 추진될 필요 있음
□ 다문화 사회안전 거버넌스 활성화 방안
○ 협력관계 활성화 방안
- 공식적, 정기성이 강한 협력관계가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행위자의 참여 동기를 유발하는 데 한계가 있어, 다문화 사회안전 거버넌스 운영 체계 확립을 통해 거버넌스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야 함
- 조례에 의해 설치되는 민관협의체가 자문기구에 머무르지 않고, 다문화 사회 안전과 관련한 통합적 시책 수립을 위해 목표 설정, 집행 계획, 자원 배분 등에 관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기구로 확대, 강화
○ 참여 활성화 방안
- 외국인 커뮤니티 리더를 외국인 커뮤니티와 내국인 커뮤니티 간 또는 외국인 커뮤니티와 한국의 관/경과의 협력을 위한 중개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양성함으로써 외국인 주민 참여 활성화
- ‘출입국관리법’을 개정, 외국인 자원봉사 관련 조항을 신설하여 체류 자격 관련 각종 허가에 있어서 우대할 수 있도록 함
○ 사회통합 증진 방안
- 지역 사회 내·외국인간 신뢰를 높이고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지방자치 단체 수준에서의 내·외국인 대상 계도 및 홍보, 문화 교류 촉진 행사, 외국인과의 의사소통 채널, 외국인의 지역사회 참여프로그램 등을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중앙정부가 이에 대한 지원 확대
5. 기대효과
□ 대표적인 외국인 밀집지역으로써 범죄율 또한 높은 두 사례지역에서 다문화 사회 안전 제고를 위한 내·외국인 및 관/경의 협력관계 형성과 협력에 의한 다양한 활동은 최근 다른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외국인밀집지역에서도 해당 지역 특성에 맞게 적용될 수 있을 것임
□ 제2차 외국인정책 기본계획 (2013-2017)에서 강조하는 “질서와 안전, 이민자의 책임과 기여”를 제고하는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 제공
○ 이민자의 사회 참여 기반 확대, 지역사회 주민으로서의 외국인 주민 정착 지원 등과 관련한 정책 형성을 위해, 외국인 밀집지역의 현황 및 거버넌스에 대한 분석 결과 및 정책 대안을 활용할 수 있을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