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국정개혁의 이상과 현실: 정조와 노무현 대통령 비교
본 논문의 목적은 역사적 전환기에 국가지도자로서 국정개혁을 추구했던 조선시대 정조대왕과 현대 노무현 대통령을 비교하는 것이다. 약 200년의 시차를 두고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았지만 두 지도자의 개혁은 범위와 정책 내용, 추진 방식, 그리고 추구했던 가치의 측면에서 상당히 유사하다. 정조와 노무현 대통령은 정치와 행정, 경제와 산업, 사회, 그리고 국방 등 국정의 거의 전 분야 걸쳐 개혁을 구상하였다. 정조는 취약한 권력 기반의 강화를 위해 집권의 방향으로, 반면에 노무현 대통령은 과도하게 집중된 권력과 자원을 분권・분산하는 방향으로 개혁을 추진하였다. 두 지도자는 토론과 설득을 통해 개혁을 추진하였으나 반대 세력의 저항에 부딪히면서 타협하고, 후퇴하기도 했으며, 또 강행하기도 했다. 정조의 개혁은 일부 목표를 달성했으나 사후 모두 무산되었고, 노무현 대통령의 개혁은 일부 성공하면서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 두 지도자의 개혁 사례에 대한 검토를 통해 개혁의 방향과 시대적 변화의 정합성, 개혁 주도 및 지지 세력의 형성과 존속, 그리고 추진 방식으로서의 토론과 설득의 한계 등 세 가지 요인이 개혁의 성공 여부와 관련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02 해양수산 부문의 행정 및 정책에 관한 인식과 시사점
최근 해양수산 분야는 기후변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 국제 통상질서 변화 등 대외환경이 급격히 변화함에 따라 다양한 도전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우리나라 해양수산 통합행정조직으로 1996년에 신설된 해양수산부는 한차례 해체(2008년)와 재출범(2013년)을 거쳐 2021년에 통합행정 25주년을 맞이했다. 따라서 그간의 해양수산 통합행정의 성과와 한계를 점검하고 향후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에 본 연구는 정책의 입안과 집행에 영향을 미치는 해양수산 분야 전문가와 공무원, 그리고 정책고객인 국민을 대상으로 해양수산 통합행정에 대한 인식과 성과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설문결과를 토대로 집단별 성과에 대한 차이를 ANOVA로 분석하여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분석 결과 세 집단 모두 해양수산 통합행정의 전반적인 역할과 필요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성과에 대해서는 평가가 상이했다. 특히 국민의 인식은 공무원 및 전문가의 인식과 1% 유의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차이가 있었다. 국민이 해양수산 통합행정의 성과를 체감하는 정도가 낮다는 점에서 해양수산부는 정책 입안 단계에서부터 설문조사, 심층면접을 통해 국민의 의견을 반영하고, 집행 과정에서는 대국민 토론회, SNS 홍보 등을 통해 성과 확산과 인식 제고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해양수산 정책방향과 관련해 세 집단이 공통적으로 중요하다고 응답한 항목은 ‘안전’과 ‘환경’에 관한 항목으로 나타나 향후 해양수산 분야의 환경 및 안전 관련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03 인구감소지역 유형에 따른 특성 분석
본 연구는 2021년 10월 정부에서 발표한 인구감소지수를 활용하여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89곳의 시・군・구를 4개의 군집으로 분류하고, 군집 별 특성을 분석한다. 군집 1은 고령 인구의 급증과 유소년・청년 인구의 감소로 지방소멸의 위험이 가장 큰 곳이며, 청년 유입을 위한 귀농어・귀촌 정책을 특징으로 한다. 군집 2는 비교적 규모가 크고 인구감소 위기를 극복할 가능성이 가장 큰 지역으로 인근 지역과 연계한 주민수요 중심 인구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군집 3은 규모는 작지만, 인구감소의 속도가 비교적 느리고 인구증가의 가능성이 큰 곳이며, 지역산업 육성과 주소지 이전을 통한 인구 유입정책을 특징으로 한다. 군집 4는 인구감소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으로 생애주기 맞춤 인구 유입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인구감소 위기 극복을 위해 각 지방정부에서 이처럼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더 나아가 광역 정부 또는 광역경제권 내에서 대응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04 ‘저희는 조직이 아니면 안 돼요’: 발달 장애아동 학부모들의 조직 결속력에 관한 질적 연구
2020년 서울시 강서구에 발달 장애학생을 위한 특수학교인 ‘서진학교’가 개교하였다. 2013년 서울시 교육청이 특수학교 설립계획을 발표한 이후, 일부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인해 설립이 계속 지연되었다. 2017년 학부모들의 ‘무릎 호소’ 사건을 계기로 정책 전환이 이루어졌다. 본 연구는 특수학교 설립이 7년간 지연되는 상황에서 발달 장애아동 어머니 조직―서울장애인부모연대 강서지회―이 보여준 조직 결속력의 이유와 맥락을 이해하고자 하였다. 조직에 소속되어 특수학교 설립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구성원들을 심층 면담하고, 면담 자료를 귀납적인 질적 내용분석에 따라 분석하였다. 부모회의 핵심 구성원인 어머니들은 조직을 ‘나와 사회를 변화시키는 공동체’로 인식하고 있었다. 조직에 소속되어 활동하면서 ‘자신과 사회를 변화’시키겠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으며, 실제 이를 실현한 과거 경험을 공유하고 있었다. 적극적인 집단 활동 참여는 자신과 자녀, 사회 전체 차원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효능감’에서 비롯되었다. 조직 결속력은 구성원들 간 차별과 배제의 과거 경험의 공유와, 미래 자녀들이 보호와 존중을 받으며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의 공유로 인한 ‘정서적’ 요인으로 인해 더욱 강화되었다. 본 연구는 우리 사회에서 정책옹호집단들이 ‘왜’ 결속하는지에 대한 이론적, 정책적 이해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